진시황릉이라는 허구
현재 중국에서,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진시황릉'이라고 부르고 있는 그 무덤은, 사실 지금까지도 그것이 진시황의 무덤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전혀 없다. 릉의 주인이 누구인지 밝히는 가장 명확한 방법은, 무덤을 발굴해서 그 안에 누가 묻혀 있는지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다. 최소한, 무덤 주인의 신분을 기록한 유물이 발견되어야만 우리는 그것을 누구의 무덤이라고 단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른바 '진시황릉'은 한 번도 발굴된 적이 없다. 중국은 1976년부터 내부 발굴 필요성이 제기되었을 때 이를 거부했으며, 이후 여러 차례 발굴 제안이 있었음에도 단 한 번도 발굴을 허용하지 않았다.
중국이 발굴을 불허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1.내부에 수은 등 위험 요소가 있을 수 있다는 점,
2.유물의 손상 가능성,
3.그리고 “굳이 발굴할 필요가 없다. 진시황릉이 맞으니”라는 주관적 주장이다.
정말 궁색하기 짝이 없는 변명이다. 그러면서도 병마용갱은 잘만 파헤쳤다.
또한 최근에는 비파괴 방식(뮤온 스캔 등)을 통한 내부 조사 제안도 있었지만, 중국은 이에 대해서도 검토만 할 뿐 실질적인 조사조차 철저히 거부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발굴하지도 않은 무덤을 두고 “이곳이 진시황릉이 확실하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도굴 흔적이 없으니 유물도 그대로일 것”이라며, 그것이 발굴을 하지 말아야 할 또 다른 이유가 된다고 말한다.이게 과연 상식적인 주장인가?
진시황릉에 대한 최초의 문헌 기록은 사마천의 『사기』다. 그는 이 무덤에 귀중한 보물들이 가득하고, 여산에 산처럼 조성되었다고 매우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이미 2천 년 전의 이야기다.
그렇다면 그 무덤이 지금까지 도굴되지 않고 남아 있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많은 학자들은, 설령 그 무덤이 진시황의 것이 맞더라도, 완전한 상태로 남아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 실제로 한나라 시대 문헌에서도 도굴이 이미 심각한 사회 문제였음이 기록되어 있다.
결국 지금 우리가 '진시황릉'이라고 부르는 그곳은, 발굴도 하지 않았고, 무엇이 있는지도 알 수 없으며, 무엇보다도 그것이 누구의 무덤인지 확인할 증거가 전혀 없는 그저 무덤처럼 생긴 산일 뿐이다.
더 황당한 것은, 사람들은 “병마용갱이 그 옆에 있으니 진시황릉”이라고 말하고, 또 “진시황릉 옆에 있으니 병마용갱도 진시황의 것”이라고 말한다는 점이다.이건 정말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이 자국 내에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그렇다 쳐도, 왜 우리까지도 그런 주장에 아무 의심 없이 동조하는가? 왜 이런 문제를 제기하면 비판을 받는 분위기가 형성되는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만약 중국이 지금이라도 무덤을 발굴해서 진시황과 관련된 유물 하나라도 발견된다면, 나는 그 순간부터 그곳을 진시황릉이라고 부르겠다.(아니다, 누군가의 무덤이라는 것만이라도 증명되면, 그냥 진시황릉이라고 인정해줄 용의도 있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우리는 지금의 그 산을 “진시황릉으로 추정되는 무덤 형태의 산(언덕)”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방송국이나 유튜버들이 ‘진시황릉’이라고 말하는 건 그렇다 치자. 하지만 대학 교수라는 사람들이 나와서 단정적으로 진시황릉이라 말하는 걸 들을때는 정말 화가 치민다. 정말 모르는 건지 알면서도 학자의 양심은 팔아치운건지 모르겠다.